이 글은 5년 전, 내가 책을 막 읽고서 에버노트에 독후감처럼 적어둔 글이다.
그때에는 내가 이제 막 독서라는 습관을 조금씩 쌓아가던 때였다.
분야와 상관없이 많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고, 오디오북으로도 듣고 하면서 하던 시기였다.
글을 작성하기 전에 글을 읽어보았는데, 글 실력은 형편이 없다.
물론 당시에는 나 혼자만 볼 목적으로 썼기에 잘 쓸 필요도 없었지만.
글의 앞 뒤가 맞지 않아 읽기 어려운 부분들은 조금씩 수정해서 작성했다.
그간 여러 책 속에서 많은 이들이 인생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이 등장하는 책.
읽진 않았더라도 제목쯤은 누구나 들어보았을 '노인과 바다'를 친구의 추천으로 드디어 읽었다.
나는 이 책을 대학 전자도서관 E-BOOK으로 읽었다.
책을 열었더니 책 표지 모퉁이에는 '세계문학전집'이라는 글자가 먼저 보였다. 마치 내가 '반드시 읽어야 하는 좋은 책'을 읽게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직 내가 스스로 이 책을 읽고 좋은 책이라고 판단하기도 전이었지만 말이다.
여러 책을 읽다보면 등장하는 미국의 작가 헤밍웨이. 그가 쓴 작품이 무엇이 있는지는 모른다. 이름만 책에서 들어보았을 뿐. 하지만 이제 하나는 안다. 노인과 바다를 쓴 작가라는 것.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노인에 대한 나의 시각을 세 가지 소제목으로 분류해보았다.
다른 시각 1. 겸손인가, 자격지심인가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인물은 소년과 노인, 단 두 명이다. 그러나 나는 책을 읽는 내내 한 사람이 더 있다고 느꼈다.
스스로 말을 걸고 대답하는 노인. 물론 이중인격이라는 설정의 인물은 아니지만, 아주 힘겨운 상황에서 외로움과 고통을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말을 걸고 대답하며 대화를 한다.
그래서 나는 세 사람의 등장인물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 하나의 인물 소년은 처음과 끝부분에만 잠시 등장한다.
소년은 노인으로부터 고기를 잡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노인은 84일간 한마리도 잡지 못해 주변 마을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았다. 하지만 소년은 매일매일 물고리를 잡으며 자신의 몫을 해내간다. 소년은 노인을 보며 자신이 입은 은혜를 돌려주고자 노인을 돕겠다고 한다. 노인은 기뻐하지만 겸손히 자신은 자신의 일을 하겠다고 했다.
다른 시각 2. 시간은 가장 큰 재산
노인은 마지못해 소년의 작은 도움(두마리의 미끼 고기)을 받고 혼자 바다로 떠난다. 바다에 나간 노인은 소년을 그리워한다. 노인은 3일간의 시간.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짐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바쳐 어떻게든 커다란 물고기를 잡고자 분투한다.
어쩌면 노인은 자신이 84일간 고기를 잡지 못한 것을 만회하는,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 포기하지 못했던 것일 것이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그의 낚시대에 입질이 온다. 손에 느껴지는 아주 힘이 센, 아주 커다란 물고기다.
그는 아주 큰 행복에 잠긴다.
그가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 먼바다로 나온 자신의 선택이, 84일간 낚시를 포기하지 않은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낀다.
하지만 얼마나 큰 물고기인지 너무 힘이 센 나머지 그 물고기를 잡아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리고 그런 대치상황이 또 다시 아주 오랜 시간 이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낚시대를 잡고 있는 손바닥의 통증이 느껴진다.
얼마 가지 않아 위험한 상황들을 맞닥뜨리며 '바다에 나오지 않았어야 했다' 라며 후회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눈 앞에 두었을 때 그것을 얻기 위해선, 또 살아 남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했다며 생각한다.
노인이 처한 자신의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노인은 그 상황이 꿈이기를 바라기까지 한다.
그가 그토록 잡고 싶어했던 물고기였기 때문에 놓지 못하고, 그런 자신의 희망이 부질없었다고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배 위에서 노인은 여러 위험을 맞닥뜨리면서도 그는 그가 잡고 있는 물고기가 뼈만 남을 때까지 놓지 않는다.
다른 시각 3. '실패', '포기'는 부끄러운 것일까?
나라면 미쳐버리기 전에 고기를 풀어버리고 살고자하는 마음이 있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먼저였을 것 같다.
내가 너무 문학작품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분명 이 짧은 이야기 속에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여러 생각할 거리들을 주고 있다.
나는 작가가 이 책을 쓰면서 노인을 통해 보이는 것이 '끈기'나, '인내', '희망' 이런 일편적인 메시지를 주고자 쓴 내용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나는 실패를 인정하고 포기하는 법을 아는 것도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패는 많이할수록 최고의 경험이자 공부가 된다고 하지 않던가?
그 말이 결코 한 가지의 실패를 오래, 길게 경험하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여러 실패학을 다룬 책들에서,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지 스스로 어느 정도 판단해보아야 하고, 그 판단하는 능력은 다양한 실패를 통해 얻을 수 있으며, 그 선택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이 될 때 스스로의 실패를 인정하고, 그 실패를 통해 빨리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짧게, 적은 손실로 많이 실패해보는 것이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한다.
나는 '노인과 바다'를 비관적으로 읽지는 않았다. 요즘 다양한 자기 계발서들도 읽다 보니 이러한 시각으로 보이기도 했던 것 같다. 이 책 속에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결코 일편적이지 만은 아니리라고 생각해보았다. 어떤 식으로 읽든 좋은 교훈을 주는 책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